백백교 사건을 다시 바라보다
백백교 사건을 다시 바라보다
종교란 무엇인가.
나는 종교의 본래 목적은 인간을 해치는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삶이 힘들 때 신을 찾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더 나은 삶과 공동체의 평안을 기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오랫동안 인간사회의 도덕과 공동체 질서를 유지하는 하나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있다.
종교의 가르침과 종교의 이름을 이용하는 인간의 행동은 같은 것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종교라 하더라도 그것을 이끄는 사람이 권력과 재물을 탐하고
신도들을 억압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종교에서 범죄가 발생했다고 해서 종교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도 없지만,
반대로 종교라는 이유만으로 그 안에서 발생한 범죄를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
백백교 사건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백백교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백백교 사건은 일제강점기 조선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 가운데 하나다.
당시 언론에는 백백교와 관련하여 살인, 사체유기, 재산 문제, 여성 문제 등 충격적인 내용들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특히 교주 전용해를 중심으로 한 백백교 집단이 신도들에게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하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당시 수사기관과 재판 기록의 핵심 내용이었다.
그런데 백백교가 주장했다는 내용 가운데 눈여겨볼 부분도 있다.
“일제는 망하고 새로운 세상이 온다.”
“일본의 지배는 끝나고 조선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일본의 패망과 조선의 해방은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일제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식민통치 아래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인 종교집단이 일본의 패망을 이야기한다면 총독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 것인가.
이 부분은 백백교의 범죄 혐의와는 별도로 연구할 가치가 있다.
범죄 혐의와 항일적 주장은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
백백교가 일본의 패망을 주장했다고 해서 백백교에서 제기된 범죄 혐의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지도부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백백교 신도들의 모든 사상과 행동이 범죄였다고 단정해서도 곤란하다.
범죄는 범죄대로 검증하고,
종교사상은 종교사상대로 살펴보고,
항일적 언행이 있었다면 그것 역시 별도로 연구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뒤섞으면 역사를 정확하게 볼 수 없다.
백백교 지도부에게 제기된 살인과 재산갈취 등의 혐의가 실제로 어떠했는지는 수사기록과 판결문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백백교가 실제로 어느 시기부터 일본의 패망을 주장했는지, 그것이 단순한 종말론적 예언이었는지 아니면 민족독립사상과 연결되어 있었는지도 자료를 통해 검토해야 한다
식민지시대의 기록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가 접하는 백백교 자료 상당수가 일제강점기 경찰·검찰·재판기관과 당시 언론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