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의 담배인가, 무속인의 담배인가
: 굿거리의 의례적 행위와 개인의 흡연은 구별되어야 한다
무속 현장에서 때때로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우리 신령님은 담배를 좋아하신다.”
또 어떤 경우에는 특정 신령이나 굿거리를 이야기하면서 담배를 신령의 기호와 연결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속을 전통 신앙문화로 제대로 이해하려면 여기서 한 번 더 질문해야 한다.
그것은 실제로 전승되어 온 의례적 행위인가,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 무속인의 개인적인 습관과 섞여 만들어진 설명인가.
이 둘은 반드시 구별할 필요가 있다.
담배는 처음부터 우리 무속에 있었던 물건이 아니다
우선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담배는 고대부터 한반도 무속에 존재했던 물건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것은 조선 후기 이전인 17세기 초 무렵으로 알려져 있으며,
담뱃대 역시 담배가 보급된 이후 사용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고대부터 존재했던 무속신앙의 원형에 담배가 본래부터 포함되어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담배가 사회에 널리 퍼진 이후 당시 사람들의 생활문화가 무속의례와 결합했을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
역사적으로 더 신중한 접근이다. 이는 무속이 사람들의 실제 생활과 긴밀하게 관계하며 변화하고 전승되어 왔다는 사실과도 연결된다.
무속에서 신에게 무엇인가를 올리는 행위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굿에서 신에게 음식이나 기호품을 올리는 행위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무속의례에서는 신격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제물이 사용되어 왔다.
무속음식에 관한 연구에서도 제물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신의 성격과 위계를 나타내는 의례적 표상으로 해석된다.
특히 장군·대감류 신격과 관련해서는 술과 고기 등의 음식이 사용되는 전승이 연구되어 있다.
즉, “신에게 특정한 것을 올린다”는 의례적 사고 자체는 무속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여기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발생한다.
제물과 개인의 기호는 같은 것이 아니다
굿에서 술을 올린다고 생각해보자.
술을 제물로 사용한다고 해서 무속인이 평상시 신당에서 술을 마시는 행동까지 모두 종교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굿에서 고기를 제물로 올린다고 해서 무속인이 고기를 먹는 모든 행동이 신령을 위한 행위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담배 역시 같은 기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떤 지역이나 계통의 특정 굿거리에서 담배 또는 담뱃대가 의례적으로 등장한다면
그것은 그 굿거리 안에서의 의미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과 무속인이 신당에서 평상시 개인적으로 흡연하는 행동은 별개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